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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설날에는 걸음수만큼 세뱃돈을 받는다

2018년02월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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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설날을 얼마 앞두지 않은 요즘, 다들 가족들과의 식사나 여행 계획으로 설레기도 긴장되기도 한 나날을 보내고 계실 것 같습니다. 중국의 춘절도 우리의 설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더 큰 땅덩어리에 흩어져 지내는 가족이 모이는 날이니 더 성대하게 준비한다는 것 외에는 말입니다.

명절이나 연휴에는 이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에 있었을까 싶은 중국의 기차역 풍경 (출처: 로이터)


엄청난 인파가 이동하는, 그리고 또 새해 선물을 사는 춘절, 기업들에게는 더 매력적일 수 없는 마케팅 시즌입니다. 지난 1월 항저우에 플래그십 마트를 연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의 티몰을 필두로 수닝, 징동 등 온라인몰들의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 광고 코카콜라, 디즈니랜드 등 글로벌 브랜드들도 적극적으로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2018년 티몰의 춘절 마트, 건강용품, 술 등 일반적인 새해 선물을 살 수 있다.


대표적인 광고는 또 다른 온라인 몰인 징동닷컴의 다음 영상과 같은데요. "나는 같이 있지 못하더라도 내 마음은 함께 한다." 는 말이 영리하게 온라인 쇼핑을 유도하네요. 무조건 엄마, 아빠, 할머니가 나오는 감동 영상에 조금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디즈니랜드도 "올해엔 집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컨셉으로 비슷한 감동 영상을 만들었네요.

 

징동닷컴의 2018 춘절 광고 영상, (이미지를 누르면 영상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아버지의 기대에 찬 "설에 집에 오니?"라는 말이 괜히 코끝을 찡하게 합니다.


디즈니랜드의 "올해엔 집에 가지 않는다." 광고 캠페인
마찬가지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나와줘야 춘절 광고
(이미지를 누르면 영상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이렇게 다양한 브랜드들이 춘절을 준비할 때, 중국의 대표적인 메신저 QQ의 전략은 조금 낯설게 느껴집니다.

올해, 텐센트의 QQ가 준비한 춘절 마케팅 컨셉은 운동을 하면 세뱃돈(홍빠오)를 받는 조금은 특별한 캠페인 입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을 타겟으로 한 걸까요? 명절이면 다이어트의 의지를 꺾어버리는 수많은 맛있는 음식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설 연휴동안 100보씩 걸을 때마다 추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입니다.


연휴 전날엔 1년간의 운동 기록을 바탕으로 추첨을 한다고 합니다.
총 상금은 한화 346억원 + 6,920억원의 상품권이!!


QQ는 이번 이벤트에 앞서 2017년 중국인 운동 보고서도 발표했는데요. 일 평균 5,678보를 걸어 2016년보다 566보를 더 걸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춘절에는 평균 5,016보도 걷지 않아 1년 중 가장 적게 걷는 날로 기록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모두들 손에서 휴대폰을 놓고 부모님과 더 어울리고, 친구들과 더 만날 수 있도록 이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모바일 메신저 회사가 흔히 듣는 사람들과의 직접 교류를 막는다는 오명을 씻어버리고 싶었던 것일까요? 같은 QQ 서비스인 QQ운동을 통해 기록된 걸음수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생활 전체를 아우르는 서비스라는 인상을 줍니다.


여러분은 1년에 몇 걸음이나 걷는지 알고 계신가요?
20번의 마라톤을 한 걸음걸이라는 숫자가 굉장히 인상깊습니다.


추가로 이번 이벤트에서 QQ는 버버리, 페라리, 겐조, 입생로랑이라는 명품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세뱃동 봉투를 만들었습니다. QQ 메신저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세뱃돈을 나눠줄 때 봉투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인데요. 이 외에도 영상 세뱃돈, 영상통화 세뱃돈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세뱃돈(홍빠오)를 주고 받는 행위 자체를 즐길 수 있게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명품 콜라보 세뱃돈 봉투, 한국에서도 인기 있을 것 같습니다.


즐거운 민족 명절 '설날',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에서도 젊은층을 비롯해 점점 많은 사람들이 고향에 돌아가는 것 대신 여행이나 일을 선택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QQ의 이번 캠페인 (走运红包)은 많은 사람들이 평소의 바쁜 삶을 잠깐 내려놓고 어울려 시간을 보내며 춘절을 뜻깊게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의미있는 시도로 보입니다.

올 설날, 우리도 가족들과 함께 가볍게 산책하며 명절음식을 소화시키는 것은 어떨까요?